변이 Text Audio /11
이름
저도 아틀라스가 기적이라고, 무한한 잠재력의 관문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참 순진했죠.

그건 약속의 땅이 아니에요. 저나 아버지가 바랐던 것이 아니에요.

아틀라스는 야심 있는 자를 끌어들이는 미끼가 되었어요. 자기들의 의지에 맞춰 현실을 구현하려 하는 자들에게는 도구가, 그 대가를 보지 못하는 자들에게는 덫이 되었죠. 그 본질을 이해하는 자들이 있더라도, 그걸 이해할 때쯤엔 이미 발을 뺄 수 없는 상황이 돼요.

그건 당신의 모두를 한꺼번에 삼키지 않아요. 조금씩 깎아내리죠. 한 생각 한 생각씩. 한 꺼풀 한 꺼풀씩.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될 때까지.

저도 그걸 막을 방법을 알았으면 좋겠네요. 하지만 방법을 찾을 거예요. 그래야만 해요.
여행
사이러스와 전 처음엔 단순한 동료 관계였어요... 그를 보면 놀랄 수밖에 없었죠. 그는 최고의 엘더슬레이어였어요. 제가 지금껏 보지 못한 가장 현명한 사람이었죠.

우린 함께 아틀라스 내에서 점점 커지는 위협과 맞서 싸우는 데 전념했어요.

하지만 맹목적인 추적이란 늘 그렇듯, 우린 우리 주위를 감싼 위험을 보지 못했죠. 목적에 사로잡혀 우리 자신과 서로가 치러야 하는 대가를 보지 못했어요.

시간이 지나며 아틀라스는 사이러스를 지배했어요. 그는 육신만이 아니라 사명까지 변형되었죠. 무언가... 알아볼 수 없는 것으로 뒤틀렸어요. 우리 사이에 존재했던 모든 건 예전의 그와 함께 죽어 버렸죠.

아마 제 잘못일 거예요. 제가 그런 징후를 보고, 그가 우릴 기다리는 것에 대비할 수 있게 해줬어야 하는데. 전 많은 걸 미처 보지 못했지만... 이제는 보지 않으려고 해요. 부패를, 왜곡을... 슬픔을 보지 않기로 선택했죠.

사이러스에게 일어난 일은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돼요. 더는 상실도, 고통도 감당할 수 없어요. 그래서 아틀라스에 대해 제가 해야 할 일이 중요할 뿐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이기도 해요.
방치된 불길
성공하지 못할 확률이...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하지만, 왠지 몰라도 성공했죠.

전 시간과 공간을 거슬러 실낱들을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를 삼킬 시간선이 형성되기 전에 간섭했어요.

그가 기억하는 것... 그가 {믿는} 것이면... 충분해요. 그는 아틀라스에서 해방되어, 지금까지 있었던 일과 앞으로 있을 일의 짐을 벗어버린 채 살고 있어요.

그를 구할 방법은 그것뿐이었어요. 어쩌면 우리 모두를 구할 방법이 그것뿐일 거예요.
성공
템플러만큼 손에 피를 많이 묻힌 자들도 많지 않을 거예요. 그들은 힘에 대한 갈증 때문에 누구든 개의치 않고 짓밟았죠. 누구의 삶이 파괴되었는지, 어떤 가족이 찢어져야 했는지 아무 상관하지 않았어요.

한 줌의 사람들이 수천 명을 지휘하죠. '힘'이라는 이름으로 그 어떤 공포스러운 행위도 마음껏 저지를 수 있는 수천 명의 사람들.

템플러에 대한 제 기억은 잔혹하다는 말로는 부족해요. 그들이 제 가족에게 한 짓... 수많은 가족들에게 한 짓은...

그리고 그 뒤에는 언제나 말하지 않는 거대한 선물 아틀라스가 있었어요. 그들은 그걸 위험이 아니라 무기로, 지배에 이르는 길로 보았죠.

힘이 형성되면, 그 힘을 뒤틀 의지가 있는 사람이 환영받아요. 템플러는 바로 그걸 했고, 그 흉터가 이 세계... 그리고 살아남은 우리에게 깊은 화상으로 남아 있죠.
템플러의 격노
전 그가 제 발자취를 따르지 못하게 할 안전장치를 충분히 해 두었다고 생각했어요. 그와 같은 사람을 과소평가했다니, 제가 어리석었죠.

그가 여기까지 왔다는 건, 아틀라스에 이토록 깊이 도달했다는 건, 어쩌면 필연적인 일인지도 몰라요.

마음 한편으로는... 자부심이 느껴지네요. 그는 제가 준비해 놓은 모든 장애물을 극복했어요.

하지만 그가 결코 넘지 않아야 할 장벽이 하나 남아 있어요.

어떤 진실엔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의미가 있죠. 그가 답을 찾기 위해 실낱을 한 가닥씩 뽑을 때마다, 우린 재앙에 점점 더 가까워져요.
결과
믿음은 키울 수 있어요. 지울 수도 있고요. 사람들과.. 신이 된 이들에게서 보았죠.

레이클라스트 전체에서 이노센스라는 이름보다 더 큰 역설은 없어요. 순수함을 나타내야 하는 상징이 다 말할 수 없는 악행을 합리화하는 데 사용되다니. 전 어린 시절부터 그의 이름에 대한 믿음이 할 수 있는 일을 보았어요. 그게 {행한} 걸 보았어요. 그런 기억은 흐려지지 않아요.

신념이란 도전이 없으면 그 어떤 신에게도 부족하지 않은 힘이 될 수 있어요. 아틀라스도... 다르지 않고요. 아틀라스는 숭배를 요구하지 않지만, 헌신에는 뒤틀린 의미의 상을 주죠. 아틀라스는 자신을 추종하는 자들을 성인이 아닌 맹신자로 다시 태어나게 해요.

사이러스... 아니, 우리 아버지만 봐도 알 수 있죠...
신의 심중
작은 순간들... 드물고 띄엄띄엄하며... 산과 협곡을 사이에 둔 순간들이... 우리를 뒤틀며 변화시켜요. 아무런 경고 없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말이에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아버지의 뜻은 좋았어요. 우리 모두가 잘되길, 제가 잘되길 바라셨죠. 그 점만큼은 언제까지나 존경할 거예요.

아틀라스가 우리의 마음을 배신하려 하는 지금도, 저는 아버지를 사랑해요. 그분은 여전히 제 아버지예요. 여전히... 우리의 발도예요.
작은 순간들
오늘 한 남자가 저를 찾아왔어요. 아버지는 그 사람을 에라미어 삼촌이라 불렀는데, 어머니에게 오빠나 남동생이 없었다는 건 알아요.



아버지가 저를 생각해서 그러시는 것 같기도 해요. 우리뿐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말이죠. 하지만 우리뿐인걸요. 지금은 우리뿐이에요.



전 슬퍼하진 않을 거예요. 아버지가 슬퍼하는 걸 아니까요. 전 나중에 슬퍼할 거예요. 우리뿐만이 아닐 때, 그래서 아버지가 지금처럼 외롭지 않을 때요.
삼촌
나의 여정이 완벽하진 않았다. 이제 그것을 알겠다. 내가 무엇이 되었든, 내가 과거에... 무엇이었든... 이제 만천하에 드러났다. 내게는 이제 나의 과오가 보이지만, 그녀에겐 내가 보이지 않는다.
눈먼 자
우리의 존재 자체가 인간의 어리석음을 끌어낼 수밖에 없는 듯하다. 도미누스, 베나리우스... 나도 예외가 아니야. 내가 슬픔에 잠긴 탓에 자나를 전처럼 다정하게 살펴 주지 못하는 것은 알고 있다.

한번은 자나에게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지. 세상이 무지와 오만이라는 약한 벽을 후려칠 때, 우리 각자의 안에 깃든 어둠이 필연적으로 우리의 정신 속에서 성장하고 똬리를 트는 것이 아닌지 두렵다.

이곳, 이 꿈의 세계들... 진짜 세계에 결함이 있다면 내가 더 나은 세계를 만들 수 있을지도 몰라...
꿈의 세계
고위 템플러는 내게 점점 잔인해진다. 베나리우스는 내가 비밀의 이단에 연루되어 있다고 의심하지만, 그건 그의 오해다. 나는 그렇게 격렬한 분노는 경험한 적이 없다.

이노센스에 대한 '진실'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고, 템플러들이 아무리 서로 물어뜯어도 나는 관심 없다. 그건 내가 아니라 내 아내의 대의였고, 그녀는 목숨으로 용기의 대가를 치렀다. 그렇기에, 나는 그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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